엄마랑 아빠가 운전하는 차에 탔을 때
예전에는 부모님께서 어떻게 운전을 하시는지
어떤걸 조심하면서 하고 어떨때 어떤 조작을 하는지 등등
이런거 전혀 살피지 않고 휴대폰만 만지기 바빴는데.
언제부턴가 살피게 됐어
출발할 때는 기어를 D에 두고 액셀을 밟는다거나 멈출 때는 브레이크를 밟는 등 매우 기초적인 것부터
차선의 변경이나 운전자들의 수신호 등까지도.
엄마가 운전하는 차에 타게 되면 나는 항상 뒷자리에 앉았었는데
조수석에 타서 운전의 보조를 하는 일이 늘었고
이제는 자연스럽게 조수석에 먼저 타게 돼.
그러고 있다가 생각이 든 게
"나도 운전을 하고 싶다..."
나도 어딘가 갈 때 대중교통을 타고 돌아가는 게 아닌
차를 타는 가까운 거리로 가고 싶고
나도 엄마랑 아빠를 차에 태우고 드라이브를 해서 그들의 기분을 환기시켜주고싶고
그런 생각들이 들었어
하지만 병원에서는 운전을 허락하지 않았지.
아무래도 내가 많이 우울해서
운전을 하다가 갑자기 가드레일로 돌진하거나
역주행을 하거나
운전 중에 갑자기 급브레이크를 밟는 등
위험한 행동을 할까봐 그랬던 것 같아.
실제로 의사선생님도 '월아씨가 운전대를 잡게 하는 게 불안하긴 해요" 라고 하셨던 적이 있고.
...그러지 않을 거라고
괜찮다고 하려는데
마음 속에서 반대의 생각이 났어
왜냐면 나는 사실 엄마아빠가 운전을 할 때
조수석에서 보조를 하다가 보면
정말 그런 생각을 할 때가 많았어
'지금 사이드브레이크를 당기면 어떻게 될까'
'그냥 차 문을 열고 뛰어내릴까'
...
역시 나는 이 상태로는 운전을 하면 안 된다는 확신이 없어지질 않네.
나만 죽으면 다행이지만
나의 행동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나 소중한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리면 안 되니까.
...절대 그렇게 만들지 않을 거야.
하지만 그래도
...그래도
언젠가 다 나아서
운전대를 잡는다면
그땐 꼭 아무도 없는 밤도로를 달려보고 싶어
어떤 울적한 생각들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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